'변신'을 처음 접한 것은 분명 초딩 때 영재교육원 국어 시간이었다. 딱히 남은 건 없는 영재원 수업이었지만 카프카의 '변신'을 배웠던 시간만은 아직도 선명하다.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입장의 성인 남성이 하루아침에 혐오스러운 벌레로 변하고 만다는 밑도 끝도 없는 부조리는 어린 마음에도 실로 끔찍하게 느껴졌다. 혹시 내가 벌레가 돼버린다면 우리 가족은 어떻게 받아들일까하는 걱정이 자꾸만 들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운명처럼 다시 내게 찾아왔다. 어릴 적 감상했던 작품을 지금의 바뀐 환경에서 다시 감상하는 경험은 참 흥미롭다. 카프카의 '변신'을 둘러싼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내게 호소력 있는 것은 아무래도 부조리의 공포였다. 어릴 적 느꼈던 막연한 공포가 이번에는 더욱 통렬한 공감을 바탕으로 바로 몇발짝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