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자체에 대해서는 옛날부터 참 관심이 많았다. 그때 당시에는 지금만큼 열망(필요)을 느끼진 않았던 것 같지만 중학교 때 글쓰기 동아리에 들어가서 나름 열심히 활동했던 기억도 있다. 학교의 국어 담당 선생님께서 소규모로 학생들을 모아서 탄생했던 동아리였는데 나를 되게 이뻐하셨던 걸로 기억한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꼈다..ㅎ 나름 시도 여러 편 쓰고 단편 소설(그걸 소설이라고 해도 괜찮다면)도 냈었는데 물론 지금 보기에 많이 아쉬운 작품들이긴 하다. 그럼에도 톡톡 튀는 발상들이 분명 존재했었고, 성장하며 내가 잃어버렸던 여러 조각들의 단면을 그 작품들 속에서 엿볼 수 있다. 그건 단순히 상상력, 창의력으로 공통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닌 조금 더 고차원의 무언가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커가면서 놓치고 마는 순수한 무언가(여기서 순수하다고 표현했지만 순수성이나 천진난만함 따위를 말하는 건 아니다!), 한때는 그것들이 사라져가는 순간을 실시간으로 체감한 때가 있었다. 아마 사춘기 때였나, 혹은 그보다 조금 더 전이었나 싶다. 단지 그것들이 정확히 무엇인지도 설명하지 못하면서 무척이나 안타까워했던 것이다. 나는 보수적인 사람인가 보다.
말이 샜는데, 앞으로도 내 블로그 글에선 이런 현상이 자주 보일 것 같다. 하여튼, 요지는 나는 꽤 옛날부터 글쓰는 것에 가치를 느껴왔다는 점이다. 글쓰기에 대한 열망은 대학에 들어와서 조금 더 커졌다. 작은 불씨였던 것이 이제는 계속 남아서 어둠을 밝히는 촛불까지는 성장하지 않았나. 작년에 새내기 때 지원했던 문학 창작 동아리 '문학의 뜨락', 봄학기 때는 떨어졌지만(나중에 들었는데 면접 때 답변을 못한 탓은 아니었다고 한다. 다행이다.), 가을 학기 때 다시 지원하여 들어가게 되었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만이 모인 내 글 자랑 잔치. 첫 정모 때부터 참 많은 동기 부여를 받을 수 있었고, 진지한 고민의 계기가 되었다. 매주 글을 들고 오는 창작 굇수님들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라지만, '나름' 고민을 많이 했다. 내가 만족하는 글의 기준은 이상하게 높았고, 나의 그 기준이 일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다만 나의 기준이 적어도 존재는 한다는 사실이 내게 위안이 되었다. 나는 다작을 할 수 있는 스타일은 또 아닌 것 같다고 느꼈다. 다른 사람의 글을 보면 또 허들이 낮아서(객관적으로 다들 잘 쓰기도 한다. 단지 나와 남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스스로 좀 다르다고 느꼈다.) 좋다, 훌륭하다라고 진심으로 생각하지만 그와 같은 '좋은' 글을 나에게 요구하지 못한다. 내가 작문 실력이 아직 부족한 것도 있지만 스스로에게 너무 까다로운, 그러나 객관적으로 좋다고 할 수는 없는 기준을 자꾸 들이밀기 때문에 하나의 작품에 지나치게 시간을 들이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도 많이 고민할 답이 없는 문제이다.
내가 생각하는 문학 창작의 가치를 설명하고 끝마치고 싶다. 나는 형식적인 작품을 싫어한다. 내가 싫어한다고 할 수 있는 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 여기서 말하는 '형식적인' 작품이란 결과물에서 창작자만의 생각(정확한 표현은 아닌 것 같다..)이 전혀, 1%도 드러나지 않는 작품을 의미한다. 나는 여기서 말하는 창작자만의 생각, 매력, 가치관, 삶, 고민, 습관 등을 통칭하여 '내면세계'라고 부른다. 항상 그래왔다. 내가 좋아하고 즐기는 것들은 고유의 내면세계를 드러내는 작품들이었다. 아무리 멜로디가 듣기 좋아도 고민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는 양산형 발라드는 듣고 싶지 않았다. 현란하기만 한 표현법과 작자의 고민이 묻어난 표현들은 구분될 필요가 있다. 요지는 이것이다. 문학 창작은 작자의 내면세계를 가장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때문에 가치있다. 사람들은 내면세계를 방출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지만 구두로 이를 표현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이는 단순한 대화, 메시지가 갖는 한계이다. 문학 창작에 대한 욕구는 여기서 온다. 작가들은 시, 소설에서 그들의 가치관, 삶을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지만 그렇기에 더욱더 그들의 내면세계는 작품 전반에서 강력하게 발현된다. 그리고 나는 그러한 고유한 내면세계는(그것이 어떠한 사람이라도, 심지어 매우 극악무도한 사람이라도) 그 하나하나가 무척이나 가치있다고 믿는다. 이상이 내가 문학 창작을 가치있다고 믿는 이유이다.
앞으로 이 탭은 내가 쓴 문학 작품들을 올리는 창구로 사용할 것이다. 많이 부끄러운 작품들이지만 이렇게라도 기록하고, 진화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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